[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1년 3월 9일 (수)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남성욱 소장
▶정관용> 시사자키 2부 시작합니다.
튀니지에서 시작된 아랍 국가들의 민주화 바람, 점점 거세게 불면서 과연 북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관심이 높습니다.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일부 매체에서는 심지어 평양 시내에 탱크가 배치되었다, 심각한 식량난으로 군인들 사이에서도 동요가 일고 있다, 이런 소식도 전해지기도 하는데요, 이런 사정 때문에 우리 사회 일각에서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심지어는 그 급변사태를 유도해야 한다, 이런 입장도 있어요.
그래서 오늘 2부와 3부,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남성욱 소장을 모시고 3대 세습 이후의 북한의 현실, 과연 어떤지 여러 가지 남북관계 현안, 마침 남성욱 소장이 지난 주에 한나라당 통일정책 태스크포스팀 주최로 해서 열린 공청회에서 통일 시나리오에 대한 발표도 했는데요, 그 내용까지 두루두루 남북관계의 현안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남성욱 소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남성욱> 안녕하십니까?
▶정관용>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직원은 다 국정원 직원인가요?
▷남성욱> 그렇지 않습니다. 저희는 사단법인으로 별도의 회사입니다. 그래서 저희 직원은 국정원 직원이 아닙니다.
▶정관용> 국정원 산하라는 것은 국정원이 예산 지원만 한다?
▷남성욱> 예, 그렇습니다. 운영이나 인력 관리 등에서 다 독자적으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그래도 국정원 산하 기관이면 국정원 정보가 다른 데보다 많이 들어오겠지요?
▷남성욱> 조금 많다는 정도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정관용> 공개 가능한 선에서는 오늘 좀 많이 말씀해주셔야 하는데요.
▷남성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정관용> 제일 궁금한 게 지금 아랍 국가들 민주화 물결, 이게 북한에도 영향을 미치는 거 아니냐, 일부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매체에서는 군인들도 시위를 벌인다, 이런 얘기까지 나오고, 탱크가 배치되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어디까지 믿어야 합니까?
▷남성욱> 아직은 다 풍문이고요, 정보 당국 입장에서 그것을 다 100% 컨펌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중동 민주화 시위를 사전에 예측했던 중동 전문가들이 별로 없다, 라는 이야기가 있지요. 그래서 북한의 이런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예측을 한다는 것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다만 차이점을 먼저 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네 가지 차이점이 다르다고 봅니다, 저희가.
◈ 아랍 국가들과 북한은 다르다
▶정관용> 아랍하고, 중동하고, 북한의 차이점?
▷남성욱> 예. 무바라크 대통령이 30년을 통치를 했지만 그 전에 사다트나 낫세르 등 정권 교체의 전통과 역사,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경우는 지난 94년 김일성이 사망하고 아들인 김정일이 받았지요. 그리고 지금 다시 손자에게 세습을 하고 있는데, 이것을 정권교체 역사 경험으로 과연 국민들이 인식하느냐?
▶정관용> 아니지요.
▷남성욱> 북한 주민들 입장에서는 집안에서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가장 권한을 받은 정도로 보겠지요. 즉 정권 교체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고요.
두 번째 경우는 저희가 뭐 이집트에 피라미드를 구경 갔을 때, 휴대폰도 마음대로 쓰고요, 또 뭐 가이드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또 여행 가도 크게 통제받지 않았습니다.
▶정관용> 개방된 나라지요?
▷남성욱> 그렇습니다. 1년에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피라미드를 찾지요.
모바일 혁명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는데, 북한의 경우에 모바일 혁명을 쓸 수 있겠느냐. 역설적으로 이집트의 오라스콤이라는 회사가 북한에 휴대폰 사업을 합니다. 재미있는 현상이지요. 그래서 30만 대의 휴대폰을 공급했는데, 30만 대를 가지고 모바일 혁명을 할 수 있느냐, 매우 초보적인 전화 수준입니다, 지금.
▶정관용> 북한에 있는 휴대전화가 전부 합해 30만 대 밖에 없어요?
▷남성욱> 그렇게 보급을 했습니다. 이 회사에서. 그러니까 모바일 혁명이라는 단어를 쓰기는 굉장히 어렵지요. 특히 저희가 과거에 평양에 가면 공항에서 여권하고 휴대폰을 압수를 당했던 수준입니다. 지금도 뭐 마찬가지고요.
기껏해야 보통강 호텔이나 고려호텔에서 CNN이나 BBC 정도만을 시청할 수 있지요. 외국인에 한해서. 그런 나라와 피라미드로 수백만의 관광객을 받아들이는 나라를 비교하는 것은 좀 어렵지요.
▶정관용> 개방 국가 대 폐쇄 국가? 그리고 세 번째는요?
▷남성욱> 세 번째는 중국의 존재입니다. 중동에는 민주화에 반대하는 강대국이 없는 거지요. 반대로 동북아에는 북한 민주화가 중국 민주화로 연결되기 때문에 양국의 유대관계, 공통이해가 같습니다. 특히 저희가 작년 말부터 주목하는 부분이 중국의 공안 책임자들이 북한을 지금 정기 방문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에는 맹건주라고 중국의 공산당 공안부장이 평양을 방문해서 공안 책임자하고 회담을 했습니다. 이런 양상은 중국 입장에서 북한 민주화가 자신의 발등의 불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북한 민주화를 남의 나라 일이 아니라 자신들의 발등에 떨어진 불로 보기 때문에 공동 대처를 한다 이거지요. 양국의 국경선의 길이가 거의 1천 km에 달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 민주화를 강 건너 불이 아니라 자신 앞마당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로 보고 공안에서 철저한 통제 시스템을 공동으로 아마 작동을 하고 특히 외부의 물결이 들어오는 데에 있어서 중국이 아마 앞서서 대처를 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중국만 해도 중동 민주화 바람이 중국 시위로 이어질까봐 대대적인 단속을 하고 봉쇄를 하고 있는데, 중국만 해도 개방된 사회인데요? 아랍권하고 비슷하게?
▷남성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중국의 시위를 많이 기대를 하지만 중국은 이미 소강사회라고 해서 최소한의 의식주가 확보되고, 뭐 상하이라든가 북경에서는 이미 소득이 1만불에 육박하고 있는 G2 국가입니다. 그들이 뭐 리더십 체인지, 중동처럼 뭐 지도자의 교체를 요구한다기보다는 부패, 그리고 갈등, 빈부격차.
▶정관용> 정치적 자유를 요구하는 그런 것도 있지요, 언론의 자유라든가?
▷남성욱> 그렇지요. 언론의 자유라든가 어떤 경쟁 시스템. 그렇지만 중동사태처럼 ‘카다피 물러나라’, 이렇게 나오지는 않는 양상이다.
▶정관용> 그리고 어쨌든 중국도 그런 대규모 시위로 가지 않게끔 막고 있는 것으로 봐서 북한은 더 막기 쉬울 것이다? 또 중국이 도와주고 있다, 이런 거지요?
▷남성욱> 그렇습니다. 그런 면에 있어서 북중 간에 공동이해가 있다.
▶정관용> 알겠습니다. 네 번째는요?
▷남성욱> 마지막은 재미있는 것입니다.
미국이 사실은 중동에서 반아랍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서 그 지도자들을 친미정책화했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튀니지, 무바라크, 카다피 다 미국하고 친합니다. 미국 국무부가 역설적으로 밑바탕에서는 중동 민주화 정책을 추진할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상층부에서는 또 지도자들이 워싱턴과 매우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서 사실은 미국이 초기에 방관을 하고, 그것이 또 오늘 사태를 이렇게 확대발전을 시켰는데, 과연 김정일이 워싱턴과 친하느냐, 그렇지 않다, 라는 양상이지요.
그래서 역설적으로 저희가 김정일을 좀더 서방 세계에 노출을 시켜서 워싱턴과 가깝게 하는 것이 북한 민주화를 가져오는 역설이 아니겠냐, 라고 저희가 이야기를 할 정도입니다. 물론 이런 네 가지 차이점으로 현재 단기간에 문제가 일어난다고 예상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베이징의 나비 날개 짓 하나가 저 플로리다에 허리케인을 가져오는 것을 저희가 나비효과라고 하지요.
작은 움직임이 큰 돌발사태, 예를 들어 튀니지의 젊은 노점상 청년이 갑자기 사망함으로써 튀니지 민주화가 결국 중동 민주화로 가듯이, 돌발사태가 북한 전체의 사태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관용> 북한 주민들의 민주에 대한 열망, 내지 정서, 공감대, 이런 게 좀 있나요? 아니면.
▷남성욱> 그런 것을 서방 기준, 우리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은 좀 어렵습니다. 사실은 지난 1948년에 북한 공화국이라는 것이 창설되고 나서 60년째 오고 있지만 고도의 물질 풍요 사회라든가, 무슨 과거에 자유민주 체제를 경험하다 독재 체제로 갔으면 그런 열망이 굉장히 강하겠지만, 그런 경험은 없지요.
▶정관용> 한 번도 그런 맛을 보지 못했다?
▷남성욱> 그래서 다만 김일성이 주장했던 쌀밥에 고깃국, 비단옷에 기와집이라는 최소한의 의식주를 요망하고 있겠지요. 그런데 그것조차도 당국에서 공급을 못하고, 또 그에 대한, 그것에 대해서 과거에 탄압, 숙청이 있었기 때문에 주민들 입장에서는 지금에 있어서는 최소한의 경제난과 최소한의 인권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소식통 인용 뉴스, 북한의 전체적인 상황 전달에는 한계
▶정관용> 예, 알겠습니다. 그런 경제난을 바탕에 둔, 그러니까 민주화시위라기보다, 경제난에 바탕을 둔 그런 소식들이, 북한 내 소식통을 인용하면서, 또 주로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각종 언론 매체에서 여러 차례 보도가 나왔습니다.
심지어는 식인을 했다, 이런 이야기도 있고. 탱크가 배치되었다, 군인까지 시위를 했다, 아까도 하나하나 확인할 수는 없다, 라고 하셨는데 그래도 그들이 아무 근거 없이 그런 보도를 하지는 않을 것 아닌가요? 그 점은 어떻게 봐야 합니까?
▷남성욱> 인터넷 매체들이 최근 이삼년 사이에 많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또 그들이 하는 역할이 있습니다. 변방일지라도 북한 내부의 소식을 매일 주기적으로 보도하는 것에 대해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관용> 변방 소식이에요, 그게?
▷남성욱> 아무래도 중국, 차이나텔레콤, 중국 핸드폰을 사용해서 북중 간의 국경지대, 한 5km 이내에서만 핸드폰이 작동이 되지요. 저희가 지금 서울에서 북한 핸드폰을 써서 이분들이 소식을 전하는 것은 아니고요, 중국 차이나핸드폰을 쓰고 있는 거지요.
그런데 이게 중국 측 전파가 북한 국경지대 5km까지는 통화가 가능한 거지요. 그래서 소식을 전하고 있는데. 일부 평양의 소식도 있지만 상당수 소식은 아무래도 자강도라든가 양강도, 함경도 등 국경지대 쪽의 소식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일부 식량난이 굉장히 심한 과정에서 배고파서 죽는 사람들이 있겠지요. 그렇지만 그것이 북한 전체의 식량난과 비교할 때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뉴스에 대해서 정보당국에서 일일이 다 확인을 하기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정관용> 그러면 남 소장께서는 얼마나 믿으세요? 그런 보도에 대해서?
▷남성욱> 로컬 뉴스로서는 가치 있게 봅니다. 그렇지만 로컬 뉴스가 북한의 전체 뉴스...
▶정관용> 라고 볼 수 없다?
▷남성욱> 우리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북한의 급변사태라든가 김정일의 유고라든가, 북한의 개혁개방 정책이라든가, 비핵화 정책이라든가 큼직한 담론과 권력 내부의 인사이드 스토리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는 소식들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정관용> 변방 5km라면 모르는 거지요? 북한 같은 체제에서는?
▷남성욱> 물론 이렇게는 시나리오가 되겠지요. 중앙 뉴스를 받아서 변방에서 전화로, 북한 전화로 받아서 그것을 다시 우리 쪽으로 보낼 수는 있겠지요.
▶정관용> 그런데 북한의 중앙 뉴스 같은 경우는 사실은 우리가 TV나 이런 데에서 다 볼 수 있잖아요?
▷남성욱> 여기에서 말하는 중앙 뉴스라고 하는 것은 TV에서 하는 공공 선전뉴스가 아니고, 북한에 보도되지 않는 인사이드 스토리 내지는 비하인드 스토리라고 볼 수 있겠지요.
▶정관용> 그것을 평양에서 휴대전화로 받아서 그 다음에 중국 휴대전화로 바꿔서 중국에 알려준다?
▷남성욱>그런 시나리오는 가능하겠지요.
▶정관용> 그러면 현재 상태 북한이 중동 민주화 바람에 의해서 크게 긴장 내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라고 말하기는 어려운가요?
▷남성욱> 긴장은 하겠지만 흔들린다라고 하는 증거를 찾기는 쉽지는 않습니다. 탱크 배치 소식이 나오기는 하는데, 북한은 선군정치를 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탱크라는 존재가 상당히 우리보다는 빈번하게 노출이 되고 있습니다.
▶정관용> 거의 일상적으로 배치하는?
▷남성욱>그런 개념으로 이해를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내년 4월 15일에 김정은 세습 공식화 할듯
▶정관용> 또 하나가 중동바람이 아니라 북한 내부 문제인 3대 세습입니다. 이건 안정화되고 있다고 판단하세요, 어떻게 보세요?
▷남성욱> 안정화라는 단어보다는 지금 진행형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습니다. 북한은 작년 9월 28일 임시전당대회 격인 당 대표자회의를 통해서 김정은을 공개시켰습니다. 그리고 당권과 일종의 군권을 장악시켰습니다. 당권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이 김정일이고, 부위원장 자리가 없었는데, 그 자리를 신설해서 김정은을 부위원장으로 만들어서 당권을 장악하게 했고요.
두 번째는 선군정치를 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군대 경력이 중요합니다. 뭐 사병으로 강원도에서 3년을 근무했다고 하는데, 확인은 안 되구요. 그래서 갑자기 별 네 개를 달아줬습니다. 대장으로. 김 대장이라는 표현이 그래서 나오는 거지요. 그렇게 군권을 장악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노출 작업을 하면서 할아버지 따라하기를 하고 있습니다. 외모가 할아버지 김일성과 굉장히 비슷하지요. 그래서 이제 금년 한 해 여러 가지 브랜드 업적을 쌓고 내년도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00년에 3대 세습을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정관용> 내년이 100년이에요?
▷남성욱> 그렇습니다. 1912년에 김일성이 태어났기 때문에 내년인 2012년이 강성대국, 그 사람들이 말하는 100년입니다. 그래서 그때 후계자로 공식지명을 할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지금은 여전히 진행형인 것이지요.
▶정관용> 그런 진행형에 대해서 북한 권력 세계 내에서 용인하느냐 문제, 북한 주민들은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문제, 어떻게 보세요?
▷남성욱> 일단 권력층에서는 면전복배가 아니겠느냐, 예를 들어서 김정일의 면전에서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러나 인제 복배, 뒤에서 이견이 있는 것으로 저희가 파악을 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아, 그래요?
▷남성욱> 예를 들어서 이영호를 비롯한 최용해, 이런 신군부 실세들을 가져다가 계급을 높여주면서 이제 김정은의 일종의 후견인 그룹을 만들어놨지요. 그러면 그 권력 승계 과정에서 그들이 이제 신파워그룹이 되겠지요. 그런 권력층에서 밀려난 또 새로운 계층들은 김정은이 리더가 됐을 때 자신들의 위상에 대해서, 위치에 대해서 굉장히 불안할 수가 있겠지요.
▶정관용> 숙청당할 수가 있다?
▷남성욱> 아무래도 위치가 과거만 못하다는 불안감을 가질 수가 있겠지요. 그래서 이런 움직임이 아직은 표출은 되고 있지 않습니다만, 물 밑에서 굉장한 이견이 있다. 그래서 사실은 작년의 연평도 포격이라는 것도 저희는 개인적으로 3대 세습과 연관을 가질 수밖에 없다. 북한 내부에서 싸움이 나면, 3대 세습을 두고 이견이 나면 김정일 입장에서 이것을 누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관심을 남측으로 돌리는 것이 좋은 전략이지요. 그래서 이제 포를 쏘고 긴장이 고조되고 한미양국이 북한을 압박한다, 그러면 싸우다 말고 공동대처하는.
▶정관용> 내부 단결?
▷남성욱> 그렇습니다. 그런 전략이 맞물려 있어서 금년 한해도 긴장을 늦추기가 어렵고요.
▶정관용> 그래도 권력 내부에는 분명히 이견이 있다는 것은 확인되고 있다?
▷남성욱>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주민들의 반응은요?
▷남성욱>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아직은 관망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습니다. (김정은이) 뭐 83년생인데, 82년생으로. 왜냐하면 82년생이 되어야지만 내년에 서른 살이 되거든요. 김정일은 또 42년생으로 생년월일을 당겼거든요. 그러면 내년에 할아버지는 100살, 아버지는 70살, 아들은 30살이 되어서 숫자를 통한 권력 상징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젊은이가 세습의 후계자로 지금 등장을 했는데, 뭐 나아지는 게 있어야 될 거 아닙니까, 주민들의 입장에서. 사실은 지금 식량을 조달하기 위해서 북한의 외교관들이 전 세계적으로 백방으로 다니고 있습니다.
이런 것은 내년도 3대 세습을 앞두고 식량을 최대한 비축시켜서 주민들에게 이제 나눠줌으로써 세습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거고요. 평양 시내의 입간판, 우리로 말하면 간판에 CNC라는 간판이 있습니다. CNC가 뭐냐면, Computer Numerical Control이라고 해서 공작기계기술입니다. 기계를 만드는 기계 기술인데 이게 굉장히 정밀해서 컴퓨터로 한다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제 21세기 북한 경제는 이 CNC로 이룩할 수 있다. 그런데 이 CNC가.
▶정관용> 영어를 써요, 북한에서? 간판에?
▷남성욱> 예, 이 CNC라는 단어를 쓰고 있습니다. 아주 첨단을 오히려 역설적으로 강조를 하지요. 그리고 이걸 ‘우리 김정은 동지가 주도하고 있다’. 그러니까 북한에서 현재 잘 되고 있는 것, 좋은 것, 이런 건 전부 다 김정은의 치적, 업적 쌓기 리스트에 올라가고 있고요.
▶정관용> 그런데 그게 먹혀요?
▷남성욱> 일단은 주민들 입장에서는 ‘아, 김정은이 저런 거를 하는구나’, 그런데 그 성과라는 것이 현재 바로바로 나오지는 않으니까 뭐 저렇게 노력을 하고 있다, 기다려보면 좋은 성과가 나오지 않겠느냐, 그렇게 보고 있는 것이지요.
▶정관용> 중동의 민주화 바람, 그것이 바로 영향을 미쳐서 북한에 민주화 시위가 일어나고 그것이 어떤 급변사태, 어떤 정권교체 요구 식으로 갈 가능성은 매우 낮다, 라고 하셨어요, 그러면 그 이외에 북한의 급변사태 가능성이라고 하면 어떤 것이 가능한가요? 지금 권력 내 암투가 급변사태로 갈 수 있을 것 같고, 식량난 때문에 민중폭동, 이런 것도 가능한가요?
▷남성욱> 가장 큰 변수는 역시 급서입니다. 김정일의.
▶정관용> 급서?
▷남성욱> 예, 급서지요. 이제 본인이 이렇게 3대 세습을 서두르는 이유는 역시 본인 건강의 불안정성이지요. 아무리 외모적으로 건강하다고 해도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몸이 천근만근인 것은 누구도 속일 수가 없지요. 그래서 과거 본인이 20년 간에 걸쳐서 권력 세습을 이루었지만 지금은 2년 만에 속도전을 펴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정일이 2008년도 8월에 스트로크, 풍을 맞고 쓰러진 이후에 여러 가지 사후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그 아버지 김일성도 94년 7월에 묘향산 별장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졌거든요.
▶정관용> 급서했지요, 그때도 그래서.
▷남성욱> 예, 그렇습니다. 그래서 일종의 심근경색인데, 이 집안 내력이 좀 뚱뚱한, 비만인 편이지요. 김 위원장은 한번 쓰러진 경력이 있기 때문에, 굉장히 주의해야 할 상황이지요.
만약에 어느 날 권력 세습이 완성되지 않았는데 쓰러져서 못 일어났을 경우에 결국은 권력을 장악하는 몫이 아주 독자적으로 김정은에게 올 겁니다.
그런데 김정은이 최소 6개월 내에 권력을 장악하지 못한다면 노회한 시니어 그룹들, 군부 그룹들, 원로 그룹들을 총괄하지 못한다면, 저는 지난 53년 스탈린 사망 후에 3인 과두체제, 그리고 지난 76년 모택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