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일시 : 2017년 11월 22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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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트럼프, 9년 만에 北 테러지원 지정... 테러지원국이란?
- 남성욱 교수(고려대 통일외교학부)
[윤준호] 미국이 북한을 9년 만에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습니다. 대북 압박을 최고 수위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건데요. 한동안 북한이 도발을 멈추고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을 하면서 북미 간에 대화 모색 분위기가 무르익는 것 같다 했지만 이번 조치로 다시 싸늘한 분위기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나아가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 것으로도 보이는데요. 고려대학교 통일외교학부 남성욱 교수와 함께 관련된 내용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남성욱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남성욱] 안녕하십니까?
[윤준호]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지정한 테러지원국. 어떤 경우에 테러지원국이 됩니까?
[남성욱] 미국 국무부가 국제 테러 행위를 반복적으로 지정한 국가를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립니다. 미국은 테러지원국으로 규정한 나라에 무기 수출 금지, 무역 제재 등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하는 그런 미국의 일종의 국제사회 테러를 억지하기 위한 하나의 정책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윤준호] 지금 북한이 재지정 됐다고 했는데 과거 언제 지정 됐다가 해제됐던 거죠?
[남성욱] 일단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금 이맘때였죠? 1987년 대선을 앞두고.
[윤준호] 30년 전이요.
[남성욱] 30년 전입니다. 마침 그때 한국이 대선을 앞두고 북한이 김연희라는 공작원을 통해서 대한항공 858기를 폭파시켰습니다. 이에 따라서 미국은 88년 1월에 북한을 처음으로 테러지원국에 지정을 했습니다. 그 뒤에 2008년 한 20년이 흐른 뒤에 부시 정부가 들어서면서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등이 논의되면서 일단 해제를 했고요. 지금 9년 만에 다시 지정이 됐습니다.
[윤준호] 이번에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는데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이었습니까?
[남성욱] 두 가지로 볼 수 있겠습니다. 일단 지난 2월에 김정남이죠. 김정은의 이복형이 대량살상무기인 신경 작용제 VX를 통해서 동남아의 공항에서 북한 공작원들의 사주에 의해서 암살을 당했습니다. 두 번째는 북한에 관광 갔다 억류됐다 석방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지난 6월에 일주일 만에 미국에서 사망함으로써 미국 여론이 극도로 악화됐고요. 미국 의회 하원 의원들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해야 한다는 여론을 계속 냈습니다. 그래서 6월 이후에 트럼프 행정부가 이 문제를 고심했습니다. 그런데 5개월 만에 결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게 되었습니다.
[윤준호] 앞서 교수님께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이 되게 되면 무기 수출이 금지되고 여러 가지 무역이라든가 경제 제재 조치를 당한다고 그랬는데요. 이미 북한은 여러 차례 UN의 제재 행위 거기에다 또 미국이 중심이 된 국제사회로부터 2중, 3중 제재를 받고 있어서 과연 실효성이 있겠느냐. 이런 지적이 있는데요.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남성욱] 일단 틸러슨 국무장관도 그 문제는 인정했습니다. 실효성보다는 상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이미 북한은 미사일 발사 등을 통해서 안보리 결의안 최종 237호까지 8차례 이상이 안보리 결의안으로 2중, 3중으로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미국이 하루 만에 미국 재무부를 통해서 다시 북한 선박 20척 등 기관에 대한 개별 맞춤형 제재를 함으로써 압박을 강하게 하고 있습니다. 사실상의 구체적인 효과를 거두기보다는 북한을 더욱더 몰아붙여서 제 발로 제재를 못 견디고 협상장으로 나오게 하는 그런 전략의 일환으로 판단이 됩니다.
[윤준호] 이번에 또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게 된 의도 중에 하나가 중국도 겨냥했다.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오늘 방금 말씀하신 재무부 제재 내용 중에 중국인 그리고 중국 기업 네 곳도 포함되어 있더라고요.
[남성욱]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로 정치를 한다고 그랬는데 쑹타오 19차 당대회의 중국 측 입장을 설명하기 위한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출발하기에 앞서 트위터에 커다란 움직임, 커다란 발걸음이 있을 거라고 기대를 표시했습니다. 그런데 보도되다시피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과거의 특사와는 달리 김정은을 면담하지 못하고 리수용, 최룡해를 만나는 선에서 귀국함으로써 사실상 빈손 귀국이 됐고 일부 표현대로 시진핑 주석의 얼굴에 먹칠을 했다. 그러면서 중국에 불만. 또 미국은 중국에 기대를 걸었는데 어떤 결실도 맺지 못함으로써 이제 앞으로 중국에 대한 기관, 단체들이 북한과 거래할 경우에는 제재하겠다는 차원에서 재무부의 발표가 뒤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그런데 이런 생각도 들어요. 과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주말 중국 시진핑 주석 특사의 방북에 상당히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본인이 밝혔지만 과연 실제로 그렇게 기대를 걸었었는지 아니면 어떤 다른 의도를 가지고 그렇게 한 건지. 어떻게 보세요?
[남성욱] 지금 말씀하신 대로 의도라면 이제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위한 예비 동작이냐고 해석할 수 있는데 그래도 전례로 볼 때는 과거에 2013년 특사 등이 갈 때는 김정은을 보통 만나고 이번 경우에는 어차피 베이징에서 트럼프-시진핑 회담이 끝난 직후이기 때문에 시진핑의 특사가 간다면 그래도 김정은을 면담하고 앞으로 비핵화를 위한 조치를 중국의 요구를 무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기대를 가졌다는 것은 어느 정도 논리적으로 판단이 되고요. 그것이 무위로 돌아감으로써 이제 당분간 북한의 변화를 기대할 만한 이벤트는 없어졌기 때문에 일단 트럼프 입장에서는 압박으로 더 이상 가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윤준호] 그리고 시 주석의 특사가 김정은 위원장을 못 만났다. 다시 말해서 김정은 위원장이 시 주석의 특사를 만나지 않고 돌려보냈다. 방금 교수님도 이건 시 주석이 모욕을 당한 것이다. 이렇게 말씀해 주셨고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뺨을 맞은 거다. 이런 말도 하고 나왔는데 김정은 위원장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요?
[남성욱] 두 가지로 볼 수 있겠습니다. 일단 지금 시 주석이 19차 당대회를 통해서 집권 5년 후반기에 거의 황제 수준으로 한마디로 격상이 되고 있습니다. 쑹타오 특사가 할 일은 비핵화를 요청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중국이 미국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데 대한 북한의 불만도 작용했고요. 의전도 또 따져볼 수밖에 없는데 쑹타오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으로서 서열 25위 수준입니다. 지난번에 왔던 이 특사는 서열이 6위선이었죠? 일단 이 정도 의전 갖고는 리수용하고 최룡해로도 충분하다는 것이 북한의 의전 과거의 관행이기도 하죠. 이런 모든 것이 중국이 북한을 홀대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런 입장에서 만날 필요가 없다고 평양은 판단을 한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윤준호] 방금 말씀해 주신 내용 중에 앞부분 그러니까 시진핑 주석의 요청이라면 아무래도 비핵화 쪽일 것이고 그렇다면 김정은 위원장은 그 부분에 대해서 사실상 만나지 않음으로써 중국의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표현한 셈인데 그렇다면 나의 길을 가겠다. 즉, 마이 웨이를 선언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건가요?
[남성욱] 일단 북한의 대외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북미 국장 최선희라는 여자가 있죠. 계속 기존의 발언은 비핵화 협상은 없다는 것이죠. 더 이상 북한에 비핵화를 요구하는 협상장에 나가지 않게 하겠다. 중국이 이것을 요구하면 어떻게 하겠냐고 그래서 중국은 중국의 방법이 있고 북한은 북한의 방법이 있다고 이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로서는 북미 어떤 협상도 비핵화 협상에는 나가지 않겠다. 중국의 이런 요구도 수용할 수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대내외에 과시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윤준호] 그렇다면 지금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 했다. 그렇다면 이제 두 달 동안 멈췄던 도발을 다시 연내에 하겠다, 할 가능성 있다. 이렇게 보는 건가요?
[남성욱] 일단 지난 9월 15일 이후에 한 65일 정도 도발이 멈춰지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사실 조셉 윤 미국 국무부의 북미 교섭 대표도 60일 법칙을 주장함으로써 60일 정도 중단하면 한번 협상을 시작해 볼 수 있지 않겠나 했는데 마지막 기대를 걸었던 일단 시진핑의 특사가 큰 결실을 보이지 못함에 따라서 도발 안 하는 것만 가지고는 협상이 이루어지지는 않겠다. 그래서 결국은 이제 북한은 또 북한 나름대로 마이 웨이를 가면서 다시 ICBM 등 미사일 발사 준비를 할 것으로 보임으로써 북미 간의 평행선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연내 도발 가능성 어떻게 보세요?
[남성욱] 일단 12월 17일은 김정일 사망 6주기입니다. 다만 계절적으로 연중 저희가 월별 빈도수를 보면 11월, 12월, 1월은 빈도수가 다른 분기에 비해서는 상당히 낮은 편입니다. 그러나 이제 김정은 입장에서도 현재 테러지원국 재지정 받았는데도 아무 도발을 하지 않는다면 존재감이 없다고 판단하겠죠. 다만 지금 기술적인 ICBM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서는 지구 궤도로 들어오는 재진입 기술에 대한 완성도를 높여야 하는데 현재 그것이 기술적으로 아직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에 추운 겨울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상당히 평양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그런데 만약에 추가 도발이 있게 된다면 중국 시진핑 주석 입장에서도 이번에도 상당히 기분이 안 좋을 수 있는 그런 부분이고 또 미국 입장에서도 저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마지막 남겨놓았던 원유 공급 중단, 이 카드를 제시하게 될 경우 실현 가능성은 그만큼 더 높아지는 것 아닐까요?
[남성욱] 원유에는 조금 다른 차원의 분석이 가능합니다. 원유를 언제든지 잠글 수 있는데 원유를 잠근다는 것은 중국 입장에서 회초리를 들고 때리는 시늉을 지나서 회초리로 진짜 때려서 주저앉히는 그런 격에 해당되는데 이러면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이 극도로 높아지면 이게 중국의 국익과 맞느냐. 핵과 미사일 실험을 못하게는 하지만 그렇다고 회초리를 들어서 종아리를 때려서 주저앉히면 이게 중국에 부담이 된다는 기존의 중국의 한반도 정책 중에 하나이고 원유 카드는 중국으로서 마지막 카드이기 때문에 지금 겨울에 특히 에너지 부족이 심각한 북한에게 할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최근에 국정원 국회 보고에서 나왔던 내용인데요. 김정은 위원장이 2인자로 불리던 황병서 총정치국장 그리고 김원홍 제1부국장을 처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게 보고를 했는데 이 처벌이 사실이라면 이건 어떤 의미를 가지는 건가요?
[남성욱] 2인자, 3인자의 다시 권력 투쟁인데 뒤에서 김정은이 조종을 하는 용인술이죠. 김정은은 지난 집권 6년 동안에 수많은 인사 조치를 통해서 자신의 권좌를 유지했습니다. 지난 1라운드 게임에서는 황병서가 최룡해를 공격해서 최룡해가 지방에 가서 닭공장에 가서 혁명화 교육을 받고 올라왔죠. 황병서는 군의 총책임자입니다. 우리는 좀 표현이 이상한데 총정치국장입니다. 이번에 총정치국장이 김원홍과 함께 처벌. 처벌의 수위는 현재 북한 텔레비전에 황병서의 얼굴이 나오는 것으로 볼 때 완전히 낙마에 숙청하기보다는 엄중 경고를 받는 것으로 함으로써 일단 최룡해가 북한의 노동당 조직지도부라는 조직을 통해서 황병서의 비대해진 권력을 누르는 것이 김정은의 의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윤준호] 어쨌든 어느 정도 긴장이 완화되는 것처럼 보였던 가을 한반도 분위기가 이제 겨울로 접어들면서 상당히 싸늘하게 변화되고 있는데 강경화 외교장관이 오늘 왕이 중국 외교부장하고 회담하죠? 어떤 논의 있게 될 것으로 보십니까?
[남성욱] 일단 강경화, 왕이 장관 회담은 12월에 문재인 대통령의 베이징 정상회담에 대한 실무회담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사드 문제에 대해서 한중 간에 외교 현안에 대해서는 총론적으로 발전시키기로 합의를 했기 때문에 이제 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어떠한 공동 합의문을 만들어낼 것인지 그것을 정교하게 사전에 논의하는데 1차적인 실무 접촉으로써 강경화-왕이 외교장관 회담이 열리고 이 회담 이후에 물밑에서 다양한 상징적인 이벤트 등을 조율할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일단 어쨌든 지금 이 같은 한반도 분위기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남성욱] 고맙습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고려대학교 통일외교학부 남성욱 교수였습니다.